우리집도 그림책육아 중이랍니다. 아이를 위해 그림책을 고르지만, 아이에게 그림책을 읽어주다가 너무 마음에 드는 그림책을 발견하면 이렇게 기록을 꼭 남기고 싶어져요. 그림책육아를 하는 분이라면 한두번은 꼭 들어봤을 '백희나' 그림책작가의 <알사탕>이 오늘의 주인공! 백희나는 구름빵 그림책작가로 유명한데요, 이번에 새롭게 만난 <알사탕>, 6세 우리아들도 37세 엄마도 반해버린 책이랍니다.
요즘에는 만나기 힘든 알사탕. 요즘 아이들에게는 알사탕보다 막대사탕이 더 익숙하겠죠? 백희나 그림책작가만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는 입체적 기법을 활용한 그림체. 백희나 작가의 입체적 기법을 활용한 그림체를 처음 보는 엄마라면 '그림이 너무 기괴해'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요. 백희나 작가의 그림책을 몇번 읽다보면 오히려 그 매력에 푹 빠질수 있답니다.
저도 처음에는 백희나 작가의 그림책을 아이에게 선뜻 보여주기 힘들었어요. 예쁘거나 사실적이거나 귀여운 그림책에 익숙해져 있는 아이에게 백희나 작가의 그림책으로 처음 보여준 책이 <장수탕 선녀님>이었거든요. 마침 목욕탕을 몇번 다녀와 본 후 읽어줬더니 너무 재미있어했던 아들. 그 덕분에 <이상한 엄마>도 보여줬더니 성공~ 그래서 이번에 신간 <알사탕>은 고민하지 않고 잠자리책으로 선뜻 선택했답니다. 6세 아들의 반응은 무척 성공적^^
백희나의 <알사탕>은 혼자놀기 좋아하는 내성적인 동동이라는 꼬마 아이가 마법의 알사탕을 통해서 주변 존재들의 속마음을 이해하게 되고, 타인에게 마음을 먼저 열게 된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아이를 키우다보면 내맘같이 안될때가 종종 있는데요. 인간관계를 맺고, 이해하는 방법은 엄마 입장에서 어떻게 가르쳐 줄 수가 없죠. 나름 사회생활이 시작되는 어린이집, 유치원 생활을 시작하는 아이를 키우면서 가장 고민스러울때가 이런 인간관계, 친구관계를 형성하는 부분인것 같아요.
백희나의 <알사탕>의 주인공 동동이도 그런 아이랍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구슬치기를 친구들이 싫어한다고, 차라리 혼자 구슬치기하면서 노는게 더 낫다고 생각하는 아이. 하지만 사실은 혼자 노는 동동이 모습이 너무 쓸쓸해보여 '혼자가 좋다'라고 하는 동동이의 말이 너무 마음 짠해요. 혼자 더 재미있게 놀기 위해 새구슬을 사러 갔다가 우연히 발견한 여섯가지 빛깔의 알사탕. 어디선가 많이 보던 무늬들인 여섯가지 빛깔의 알사탕은 놀라운 비밀을 가지고 있죠. 이 비밀을 이 책을 두세번 읽고 나서야 알게 되었답니다. 그림책을 읽어줄때 텍스트에 집중하는 엄마보다 그림의 흐름에 집중하는 6세 아들이 먼저 이 '비밀'을 발견했지요^^
동동이가 이 비밀의 사탕을 하나씩 먹을때마다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누구나 공감할 소파의 이야기를 읽고 있다보면 엄마도 피식피식 웃게 돼죠. 특히 방귀 이야기가 나오니 6세 아들은 깔깔 거립니다. ㅎㅎㅎ 이맘때 방귀, 똥 이런 이야기 엄청 좋아하죠^^
알사탕의 매력은 평소 바로 곁에 있지만, 절대 들을 수 없는 이야기를, 속마음을 알게 된다는 것이예요. 동동이는 알사탕 덕분에 왠지 요즘 자기를 피하는것 같은 강아지 구슬이의 속마음 이야기를 들을 수 있게 돼죠. 요즘 한글에 부쩍 관심이 많은 6세 아들은 이 책을 몇번 읽고 나더니 '동동아~' 할때 '동'자를 배워서 다른곳에서도 '동'자 글짜를 보면 "동동아 할때 '동'자다!"라며 아주 반가워하더라구요^^
아들이 가장 재미있어 하는 페이지. 이 책을 읽어주는 엄마 입장에서는 이 텍스트를 읽느라 숨이 가빠지면서도 속이 콕콕 찔리는 페이지. 바로 동동이의 아빠 잔소리 페이지랍니다. 아빠의 잔소리 내용이 조금전 엄마인 내가 아들에게 마구마구 했던 내용이랑 너무 비슷해요 ㅋㅋㅋ. 이 페이지를 읽을때는 숨을 쉬지 않고 우다다다 읽어야 하는데, 듣는 아들이 엄청 깔깔대는 페이지기도 해요.
엄마를 울컥하게 만드는 장면. 6세 아들이 이 장면의 전후를 100% 이해하는지 모르겠지만, 이 부분을 읽어주는 엄마의 코끝이 찡해지는 장면이고 제가 젤 좋아하는 장면이랍니다^^. 잔소리는 엄청하는 아빠지만 사실은 동동이를 누구보다도 사랑하고 있다는걸.... 알사탕 덕분에 동동이도 알게 되어서 정말 다행이예요.
그리고 '차라리' 혼자 놀기가 낫다고 생각하는 동동이에게 풍선껌 알사탕을 통해 할머니가 들려주는 이야기. "동동이도 친구들이랑 많이 많이 뛰어놀아라". 이 이야기는 이 책을 읽어주는 엄마 입장에서도 꼭 알려주고 싶었답니다.
이제 알사탕이 몇개 남지 않았는데, 이 마법의 알사탕은 금방 사라져 버릴텐데, 동동이 혼자 쓸쓸히 남겨지면 어떻하나..마음이 쓰렸을때, 이젠 밖에서 소리가 들려요.
그곳에는 알사탕을 통해 속마음이 들리지 않는 누군가가 있죠. 그건 바로....친구. 이제 동동이가 스스로 맺어가야 하는 친구. 그래도 알사탕 덕분에 친구에게 먼저 다가갈 용기가 생겨 다행이예요. 마지막 투명한 알사탕은 아마도 '용기'를 주는 알사탕이었을것 같다고 아이랑 이야기해봤네요.
아이도, 저도 감동한 백희나 그림책 <알사탕>. 엄마가 말로 알려주기 힘든것들을 이렇게 알려줄수 있는 그림책 덕분에 그림책육아를 꼭 하게 되는것 같아요. 백희나의 <알사탕> 6세추천도서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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